[승효진태] 시작과 끝 (하) #4 최진태는 예상보다 빠르게 일상을 되찾았다. 인생이 망가지는 경험은 한 번으로 충분했고, 그저 여기까지인 인연이라 생각하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여기까지가 쉬웠냐고 묻는다면 그건 아니었다. 알파의 페로몬을 받지 못해 뱃속이 뒤틀리는 것처럼 고통이 찾아올 때나, 입덧이 심해 어떤 것도 먹지 못하고 누워 있어야 할 때. 일상을...
[승효진태] 시작과 끝 (중) 알오물/ 임신튀 #2 이후 승효와의 관계가 특별한 진전이 있었느냐 하면 그건 아니었다. 달라진 건 그 둘의 물리적 거리였다. 사소한 안부를 주고받고 만나면 자연스럽게 어깨를 쓸고, 분위기에 휩쓸리면 키스를 하고. 그날 외에도 숨을 헐떡이며 서로의 몸을 탐하는 날이 많아졌다. 둘의 관계를 모르는 사람이 보았다면 연인쯤 되어 ...
[시목동재] 이것이 바로?! 2-4 동재는 별안간 웃음을 터뜨렸다. “야, 뭘 그런 걸 가지고 나까지 찾아 와. 너 완전 숙맥이구나? 나 지금 이동수업이라 가야 해서 나중에, 음…. 학교 끝나고 봐.” 동재는 별것도 아닌 일에 저렇게 무게를 잡고 온다며 입을 비죽였다. 누가 보면 큰일이라도 난 줄 알겠네. 동재는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목...
[시목동재] 이것이 바로?! 2-3 동재는 시목의 집을 나서며 이상한 기분에 휩싸였다. 지금 제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이렇게 쉽게 넘어간다고? 황시목이? 저를 그렇게 차갑게 보던 그 시선이? 동재는 홱 뒤를 돌았다. 신기루처럼 모든 것이 다 꿈이었다- 고 하던 어떤 옛날이야기처럼 제가 무엇에 홀려 벌어진 일인가 의심스러웠기 때문...
[시목동재] 이것이 바로?! 2-2 “넌 진짜 기본이 안 됐다.” 저 말 역시. 일정 부분 수긍을 하면서 반감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다. 동재는 자리에서 일어난 채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시목은 동재의 시선 끝에 어떤 것이 걸리는지 확인하기 위해 동재가 바라보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너 숙제는 뭐로 해?” “…?” 시목은 동재가 묻는 의미를 알아채지 ...
[시목동재] 이것이 바로?! 2-1 시목은 평소와 다름없이 행동했다. 동재가 제집을 두리번거리는 걸 보면서 제지도 하지 않았다. 매일 하는 그것처럼 냉장고에 있던 반찬을 꺼내고 밥을 펐다. 두 그릇을 푸는 건 정말 몇 년 만인 것 같았다. 자기 집에 불쑥 찾아온 불청객을 대하는 거로 생각하기엔 너무 온기 넘치는 행동이었다. 시목은 그것이 이상하다는 생각도 ...
[시목동재] 이것이 바로?! 1-4 동재의 머릿속은 온통 정리되지 않은 생각이 둥둥 떠다녔다. 그런 상태가 꽤 긴 시간 흘러갔다. 기어이 집에 사람이 비는 틈을 타 제가 원하는 걸 검색했다. 입에 담지 못할 욕설부터 꽤 진지한 상담까지. 사람들이 쓴 글을 타고, 타고 가다 보니 성 정체성이 비슷한 사람이 모인다던 카페에 가입까지 했다. 하지만 서동재는 아...
[시목동재] 이것이 바로?! 1-3 동재는 교실에 앉아 초조한 표정으로 손톱을 딱-딱 소리가 나게 이로 긁었다. “아, 씨.” 동재는 제 머리를 헝클이며 고개를 숙였다. “서동재, 똑바로 앉아라.” 동재는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표정을 가다듬으며 고개를 들었다. 간단한 조회 후 바로 자습 시간이었기에 책상을 뒤적이며 참고서를 찾았다. 머릿속이 복잡했다...
[시목동재] 이것이 바로?! 1-2 시목은 대답하지 않은 채 제게 불쑥 다가오는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다가 한걸음 남을 때까지 가까이 다가왔을 때 다시 걸음을 옮겼다. 제게 다가오는 거로 생각했는지 움찔 뒤로 물러서는 꼴이 우습다고 생각했다. 서동재는 그것에 약이 올랐는지 누가 봤다면 십년지기 친구인 것처럼 시목의 어깨에 팔을 얹으며 몸을 붙여왔다. 어깨...
[시목동재] 이것이 바로?! 1-1 “야, 네가 게이라며? 진짜야?” 첩보 작전을 하는 것처럼 살금살금 눈치를 살피면서 다가오는 걸 그냥 빤히 보고 있었다. 두세 걸음마다 한 번씩 눈이 마주치긴 했지만, 그의 목적지가 자신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다가오는 모습도 수상해서 그런지 반에 있던 아이들이 흘끔거리며 쳐다보는 게 느껴졌다. 가만히...
[시목동재] 한여름 밤의 꿈 편한 자세였지만 조그마한 화면을 들여다보는 표정에는 여유란 찾아볼 수 없었다. 어떻게 보면 조금은 초조해 보이기까지 했다. 그 작은 화면을 얼마나 집중해 보고 있었는지 누군가 문을 열고 들어와 그 옆에 앉아도 모를 정도로 집중하고 있었다. “서 검사님?” 저를 부르는 대답에도 다른 세상에 빠져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걸 보고 있자...
멍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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